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Nobody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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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 공원, 제주 / Hanlim Park,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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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국 테마파크, 제주 / So-In-Guk Theme Park,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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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제주 / A Fairy and a Woodcutter,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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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지코지, 제주 / Seopjikoji,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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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지코지, 제주 / Seopjikoji,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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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굼부리, 제주 / San-gumburi crater,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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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국 테마파크, 제주 / So-In-Guk Theme Park,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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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국 테마파크, 제주 / So-In-Guk Theme Park,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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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 공원, 제주 / Hanlim Park, Jeju /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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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제주 / A Fairy and a Woodcutter,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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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방폭포, 제주 / Jeongbang Waterfall,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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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굼부리, 제주 / San-gumburi crater,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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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 공원, 제주 / Hanlim Park, Jeju /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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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 공원, 제주 / Hanlim Park, Jeju /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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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 공원, 제주 / Hanlim Park,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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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제주 / A Fairy and a Woodcutter,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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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제주 / Hallasan, Jeju /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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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지코지, 제주 / Seopjikoji, Jeju /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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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제주 / A Fairy and a Woodcutter,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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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 해안, 제주 / Yongmeori Beach, Jeju /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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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 해안, 제주 / Yongmeori Beach, Jeju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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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하와이 리조트, 제주 / Blue Hawaii Resort, Jeju / 2016 |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 홍진훤
제주에서 세월호의 흔적을 찾아보겠다고 무작정 나선 것 부터가 문제였다. 한동안 별생각 없이 잘 살다가 2주기라는 시간의 토막에 마음이 동해 제주행 비행기에 오른 것 부터가 문제였다. 멍하니 제주공항 흡연실에 앉았다. 무언가를 찾으러 왔는데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막막한 마음에 제주항으로 향했다. 도착하지 못한 배를 떠올렸지만 그곳에 무엇인가 있을리 없었다. 주차장에는 텅빈 셔틀버스 한 대뿐이고 여객 터미널에는 지루하게 TV를 보고있는 몇 명의 직원들 뿐이다. 적막한 터미널 벤치에 앉아 창문 너머 바다를 보고있자니 문득 궁금해졌다. “여기는 왜 사람이 없지?”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무심코 던진 질문의 무게가 나를 누른다. 그 답은 알고 있었지만 그 질문을 알지 못했다. 없음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없음을 인식하지 못했다. 주차비를 받는 백발 노인에게 900원을 건네고 항구를 나와 2014년의 수학여행 일정표를 구했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가는 곳마다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그렇게 한달동안 주말을 제주에서 보냈다. 아이들이 갔을 관광지를 방문했고 아이들이 봤을 풍경을 바라봤다. 아이들이 묵었을 숙소에서 잠을 자고 아이들이 먹었을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넘쳤고 무수한 셀카봉은 이곳에 내가 존재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 틈에서 나는 시커먼 카메라를 들고 누군가의 부재를 증명하기 위한 연신 셔터를 눌렀다. 지금은 그때와 상관없는 시간이지만 다시 4월을 앞둔 지금은 그때와 다르지 않은 시간이기도 하다. 여기는 그들과 상관없는 공간이지만 누구도 도착하지 못한 여기는 모두가 머물러야 했던 전부의 공간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잠들었을 그 방에 차곡차곡 개어져있는 이불들을 쳐다본다. 아무것도 아닌 검은 풍경에 2년이라는 시간이 물질로 다가온다.
결국 나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모두가 답을 알지만 모두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 있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안산의 하늘을, 진도의 바다를, 제주의 바람을 아무렇지 않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날이 다시 오기는 할까?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부터 나는 쉬지않고 질문했다. 내가 대답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그것 뿐이란걸 이미 알았기 때문이었다. 끝없이 이어진 이 시간과 공간에 누군가 마디를 정해둔 것은 참 다행스럽고 잔인한 일이다. 그 덕에 어쩔 수 없이 매년 4월을 맞이한다. 애초에 찾아야 할 것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질문처럼 없음을 찾아야 하는 일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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