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ce voice nice
(2015)

일자 : 2015.1.29 (목) ~ 2015.5.13 (금)
시간 : 화~일 오전10:00 ~ 오후 07:00
장소 : 경남 도립미술관 1, 2전시실
문의 : 254-4659, 4660 (안내 데스크)
기획: 설원지
참여작가
1전시실: 전채강, 조해준, 홍진훤, 딘 큐 레 Dinh Q Le, 올리버 그림 Oliver Griem
2전시실: 강홍구, 김기라, 김해민, 임승천, 송계영, 송상희

<상세정보>

"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똑같은 지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특권이(우리가 상상하고 싶어하지 않는 식으로, 가령 우리의 부가 타인의 궁핍을 수반하는 식으로)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다.

연민은 쉽사리 우리의 무능력함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고함(우리가 저지른 일이 아니다)까지 증명해 주는 알리바이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에 연민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잔혹한 이미지를 보고 가지게 된 두려움을 극복해 우리의 무감각함을 떨쳐내야 한다고." - 수잔손택<타인의 고통>

이번 전시는 수잔손택(1993.1.16-2004.12.8, 소설가, 평론가)의 <타인의 고통>이라는 책의 문장들에서 시작되었다. 우리 사회에 무감하게 자리잡은 비극적인 사실들과 그 이미지들은 연예란의 가십기사 만큼이나 쉽고 빠르게 소비되고 있다. 평화나 전쟁이란 단어도 이젠 얼마나 진부해졌는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데도 말이다.

수잔손택의 말처럼 타인의 고통은 동정의 대상이거나 그것을 통해 우리의 삶을 위로하는 한 장의 슬픈 사진에 그쳐버린다. 그렇지만 '나'밖의 세상과 그 모든 환경들이 '나'와는 전혀 무관한 풍경일까. 우리는, 우리가 느끼는 가시적인 사회의 테두리보다 훨씬 넓은 범주의 생태계에 속해있고 나와 타인의 고통은 그 토양에 따라 유사한 방식으로 자라지는 않을까.

peace voice nice는 이러한 질문들을 토대로 공존(평화)의 문제를 미적 영역에서 재해석 하고자 한다. 전쟁(여전히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보의 범람과 진실의 실종, 사회적 반목과 분쟁, 자본주의적 이기심, 더 나아가서는 자연에 가하는 개발과 지배의 논리 등 평화적 동행을 저해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예술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타인의 고통은 어떤 의미인지, 타인의 삶이 '나'의 삶과 얼마나 맞닿아 있으며, '나'의 인권과 타인의 인권에는 경중이 없고, 때문에 공존(평화)의 가치가 왜 중요한지 숙고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