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빚지다
Owing to the Light
(2013)

제목 : 빛에 빚지다 다섯번째 이야기
주최 :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

2013.10.15(화) - 10.27(일) / 월요일 휴관
사진위주 류가헌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혹은 무엇인가에 빚지고 살아간다. 굳이 더불어 삶을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사실은 모두 존재 자체로 기대어 선 자들이다. 특히나 “빛”에 빚진자들, 사진가들이 모여 할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이라도 해야겠다고 모인것이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모임이고 이들이 사회적 연대를 위해 매해 제작하는 달력이 “빛에 빚지다”이다.

2009년 용산참사를 함께 겪어온 몇몇의 사진가들이 이 비극의 순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을 찾아보자고 모인것을 시작으로 아름아름 시인, 작가, 기획자, 디자이너들이 모여들었다. 그렇게 매해 달력을 만들어 판매해 그해 가장 소외받고 연대가 필요한 곳이라 판단되는 곳에 수익금을 전달했고 벌써 다섯번째 달력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결과물은 2010년 용산참사 희생자 유족들을 시작으로 2011년 기륭전자분회 비정규 노동자들, 2012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2013년에는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에게 수익금이 전달되었다. 2014년의 수익금은 10년째 인간다운 삶과 정규직 전환을 위해 자본과 싸우고 있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성금이 전달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에서는 2003년 월차휴가를 내려다 폭행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던 비정규직 노동자를 회사 관리자가 찾아와 식칼로 발목을 긋는 천인공노할 일을 계기로 아산,울산,전주공장에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헌법에 보장되어있는 노동3권을 인정하라며 싸운지 10년. 그 와중에 울산공장에서 일하던 최병승 조합원이 몇 년의 법정싸움 끝에 2012년 2월 23일 대법원에서 현대차가 불법파견한 것이 맞고 정규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현대차 자본은 여전히 대법판결을 무시하고 있고 10년 동안 불법을 저지른 정몽구 회장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있다. 이런 상식이 부재한 우리의 노동현실을 극복하고 왼쪽 바퀴를 만드는 사람과 오른쪽 바퀴를 만드는 사람이 동등한 대우를 받는 세상을 꿈꾸며 다섯번째 “빛에 빚지다”를 만들게 되었다.

처음부터 필요없었으면 좋았을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모임은 아직도 사라지지 못하고 어느덧 5년을 이어져왔다. 그리고 지금 다섯번째 달력을 만들며 그동안 우리가 빚진 많은 마음들을 되돌아 본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가슴저린 현장들과 달력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른채 선구매로 달력제작을 가능케 했던 천오백명이 넘는 구매자들. 그 마음들을 오롯이 기억하고 우리의 방식으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사진위주 류가헌"과 함께 전시를 열게 되었다.

- 최소한의 변화를 위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