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 the cobbletones, the beach
(2019)
관람시간: 13시~20시 (매주 월요일 휴관)
참여작가: 강태훈, 송기철, 이원호, 정덕현, 홍진훤
기획: 김효영, 서평주
주최 및 주관: 공간 힘
후원: 부산문화재단
보도블럭 아래에는 해변이 있다는 68혁명 당시 사용되었던 슬로건 중에 하나이다. 보도블럭은 사회 구조나 기득권을 은유한 것으로, 기존의 체제를 변혁할 때만이 해변이라는 해방의 순간이 열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50여년이 지난 오늘도 슬로건은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있고 자본주의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현재에 더욱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한국은 변혁의 시기에 놓여있었다. 전국을 뜨겁게 뒤덮었던 촛불은 구체제의 상징인 박근혜를 통해 표출되었고 사람들은 더 나은 삶, 더 나은 정치체제를 요구했다. 그리고 2017년 5월 이른바 촛불 정권-민주 진영이라고 불리는 세력이 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3년 후 지금, 구체제의 대안 세력임을 주장했던 민주 진영은 자본가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듯 노동자들의 삶을 악화시키는 정책들을 노골화했다.
지금 현실은 5년 전, 아니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옥상에, 첨탑에 올라간 사람들, 광장의 볕과 추위에 내몰린 사람들, 지하의 그늘에 가려진 사람들이 여전히 외면 받고 있다. 노동자들은 몸이 짓이겨지며 죽어가고 있고,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노동시간 단축마저 기업의 논리에 따라 후퇴하고 있다. 구체제 집권 시기, 내몰린 사람들의 최후 보루처럼 여겨지던 광장은 어느새 진영 간의 세력 대결의 장이 되어버렸다.
이번 기획 «보도블럭 아래에는 해변이 있다»는 옥상의 정치 첫 번째 «벼랑의 삶, 벼랑의 사유»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통해 사회 문제를 다뤘던 것에서, 오랫동안 한국의 근현대사를 지배했던 좌우 이념 논쟁을 벗어나 위아래의 문제, 즉 ‘계급’, ‘불평등’과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구조적 모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특히 현재 사회체제가 견고히 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한 의심, 그것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현실의 문제에 대해 직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