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ms & Battles
(2018)
2018. 8. 8(수) – 9. 9(일)
책임 큐레이터: 조주리 (독립 기획자, 시각문화 연구 및 저술)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이수지
코디네이터: 이태성, 정수언 (토탈미술관)
아카이브 프로덕션 매니저: 이정은
PR 매니저: 이수진
출판/홍보 디자인: (Dis)Assemble: 노성일, 정진욱, 신언주
테크니컬 솔루션: Route 254, 노준태
공간디자인: 태슬남 (씽크 & 메이크)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8 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 창작산실 전시지원 선정작)
협력: 토탈미술관
참여작가:
이네스 도우약 (Ines Doujak, 오스트리아 기반), Studio SOL(네덜란드 기반), 이완, 언메이크 랩, 전소정, 조은지, 흑표범, 홍진훤, 신제현, 자유연구모임:외부입력(Ex/In)
신작 프로젝트 (작가 X 디자이너):
신 중국 비단길(이네스 도우약)
황제의 새 옷(전소정 X COINONIA)
알고리즘적 노동자(언메이크 랩)
알 X 스튜디오 에세이(홍진훤 X 물질과비물질 X 정진욱)
대통령은 사랑을 위하여(조은지 X 쉐장)
동일한 오렌지(신제현 X DI-18(동일여상 디자이너그룹))
선영, 미영, 미영(흑표범 X Jeune June)
유니콘 프로젝트 1- “29.98”(이완 X 소피 안)
스튜디오 오십리터(스튜디오 솔, 김한솔)
베틀-북(자유연구모임:외부입력)
전시 소개글
<베틀, 배틀>은 전통 길쌈과 식민지 방직노동에서 동시대 글로벌 패스트 패션까지, ‘베틀’(Loom)로 상징되는 직조와 의류 생산의 낡은 사슬과 폐허의 풍경들을 비추어 보고자 기획되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국내외 작가, 연구자, 제작자 집단으로 구성된 10 팀이 각자의 쟁점과 방법론을 바탕으로 새로운 오뜨 꾸뛰르(Haute Couture)를 전개해 나가는 일종의 옷 만들기 ‘배틀’(Battle)을 벌이게 된다.
실에서 옷감으로, 다시 옷에서 패션으로 시스템을 옮겨가는 동안 그 안에 내재된 억압과 울분, 저항과 싸움의 몸짓은 이제, 작가적 옷 만들기를 통해 미술-패션으로 재 번역되고, 생경한 형태와 무늬, 이음매로 지어진 옷들이 관객들의 소비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지난 10년간 남미와 유럽 사이의 직물 식민화에 대한 장기 연구를 기반으로 노동과 패션의 논쟁적 이슈들을 다루어온 오스트리아 기반의 작가 이네스 도우약(Ines Doujak)이 신작 <신 중국 비단길(Chinese New Silk Road)>을 발표, 작업을 통해 국제 자유무역과 물류경제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 전반으로 논의를 심화시킨다.
또한 동시대 한국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노동 현실과 계급, 정치, 페미니즘 이슈에 대하여 각자의 방식으로 작가적 대응을 해 나가고자 하는 참여 작가들- 이완, 전소정, 흑표범, 신제현, 조은지, 언메이크랩, 홍진훤, 스튜디오솔- 은 이번 전시에서 지난 일년 간의 리서치와 제작 과정을 마무리하며, 디자인 협업자들과의 공동 프로덕션을 통해 전시에서 브랜드를 론칭하고 <베틀, 배틀>컬렉션을 소개한다.
주로 국가주도의 경공업 시기 의류 노동으로부터 오늘날 패션산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불거진 인권, 여성, 도시화, 시장경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작업으로 전소정의 <황제를 위한 새 옷>, 언메이크 랩의 <알고리즘적 노동자>, 홍진훤 팀의 <알 X 스튜디오 에세이>, 이완의 <29.98> 브랜드가 있다. 각 팀은 서로 상이한 전략으로 브랜드를 설립하고 전개하며 새롭게 창안한 패션의 언어를 통해 현실을 드러낸다. 무명의 노동사와 현실 경제를 교직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을 드러내는 전략은 작가들이 선택한 옷의 질감과 장식적 디테일, 노동 주체의 소환, 현대적 브랜드 마케팅 언어를 우회하여 드러난다.
여성 문제와 정치적 쟁점에 보다 밀착된 시점을 보여주는 브랜드로는 신제현과 동일여상 재학생 디자이너들의 공동 브랜드 <동일한 오렌지>, 흑표범의 <선영, 미영, 미영,> 그리고 조은지의 <대통령은 사랑을 위하여>를 들 수 있다. 여성의 일상과 정치성이라는 주제의식 전반은 서로 연결되지만, 이들 브랜드는 청소년의 관점에서 해석되는 페미니즘 이슈, 여성 및 소수자 감성을 농밀하게 압축해 낸 현대적 외피로서의 소복 컬렉션, 아나키스트로 상상되는 미래의 대통령을 전제로 한 4계절 노동 정장 맞춤복 등 옷을 관통하는 주체의 설정과 시각화 방식에 있어서는 뚜렷한 개성과 감각으로 분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현재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맥락적 디자이너 김한솔(스튜디오 솔)의 컬렉션 중 세 가지가 함께 초대되어, 옷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기발한 응답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를 위해 2017년에 결성된 ‘자유연구모임: 외부입력’의 연구자들이 총 7권으로 구성된 연구서를 공동 출간, 발표하며 이를 바탕으로 복합 아카이브를 구성한다. 작가들의 작업 과정을 담은 출판물 ‘배틀-북’과 이미지를 수집해 비평적으로 배치해낸 연구자들의 연구서 시리즈 ‘베틀-북’이 사전 제작되어, 전시 취지에 맞게 소량 생산-대여 방식의 맞춤형 출판물로 선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