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afternoon, Good evening and Good night
(2019-2021)
권력 없는 자들은 늘 비가시화된다. 이 명제는 더이상 참이 아니다. 가시화되지 못하는 존재는 늘 권력에서 소외된다. 이것이 조금 더 참에 가까운 명제이다. 하지만 역시 이마저 완벽하지 못하다.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는 일은 사진과 일상을 구분하는 일만큼이나 무모하다. 가상은 현실의 토대이며 현실은 가상의 이미지이다. 중첩된 세계에서 가시화되지 않는 데이터는 배제되고 끝내 삭제된다. 가시화는 존재 그 자체가 되었다. 조지 버클리의 "존재하는 것은 지각되는 것이다(Esse est percipi)”라는 선언은 더이상 관념론적 사고실험에 그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발전은 끝내 물질 생산의 한계에 다다랐다. 스스로 생산물을 파괴하며 그 생명을 유지하던 자본주의는 새로운 이윤 추구의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했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명명한 이 프로젝트는 사회의 모든 관계를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해 새로운 착취 모델을 창출한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저개발국가의 저임금 노동자들을 착취한 결과로 하드웨어적 토대를 완성했고 각종 디지털 약탈 기술로 인류가 축적한 경험과 정보를 한순간 빅데이터라는 거대한 기계 안으로 밀어 넣었다.
관계는 상품이 되었고 이 상품의 소비를 가속하고 제어하기 위해 암호화폐, 인공지능, 메타버스 따위의 새로운 제도가 강제되었다. 관계란 수많은 연결을 벡터화한 값의 총체이다. A와 B를 연결한다는 것은 두 항이 상호 가시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때 A와 B는 양자역학적으로 존재를 획득하게 된다. 관계를 상품화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가시화를 상품화한다는 것, 즉 존재 자체를 상품화한다는 것이다.
완전히 다른 세계로의 진입을 알리는 거대한 사건이 벌어졌다. 월드와이드웹의 탄생이었다. 하이퍼링크라는 연결망을 통해 세계는 끝없이 확장됨과 동시에 압축되었다. 카피레프트 개념을 따르는 오픈소스,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이 결합하면서 현실 세계에서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개방되고 자유로우며, 통제가 없는 세계가 탄생하는듯했다. 하지만 2010년 끝내 웹의 죽음이 선언되었다. 단절되고 통제 가능한 플랫폼의 세계가 도래했다. 웹이라는 불온한 연결망을 무력화시키고 독점 가능한 시스템으로의 이행이 자본주의 생존에 가장 큰 숙제였다. ‘혁신’적인 모바일 환경은 앱(APP)이라는 껍데기를 씌워 사회적 경제, 공유 경제 따위의 텅 빈 이데올로기를 급속도로 전파했다.
많은 이들이 이 ‘혁명’에 가담했고 스타트업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생겨나고 사라지고를 반복했다. 세계를 통제하는 기술은 이들의 경쟁으로 더 빠르게 발전했고 거대 투기자본들은 이 자학적 경쟁에 ‘엔젤’이라는 이름의 돈을 퍼부었다. 자본주의적 속도에 떠밀린 사람들은 웹 서핑의 수고로움 대신 개인 맞춤화된 소비 알고리즘을 선택했고 기꺼이 이 관계-상품의 생산-노동자이자 소비-노동자가 되어주었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는 특히나 문제적이다. 구글은 이미 하나의 생태계이자 제국이며 유튜브는 거대한 영토이다. 유튜브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라는 명분 뒤에서 인간과 사물, 사건과 상황, 서사와 상징을 모두 통제한다. 세계의 시각을 통제하는, 우리가 양도한적 없는 권리를 그들은 독점했다. 마침내 모두의 꿈이 ‘유튜버’가 되었다. 이것은 자본주의의 가장 전형적인 판타지 구조를 답습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피착취자의 위치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언제나 당신도 자본가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확률적으로 0에 수렴하는 매우 희박한 가능성일지라도 당신의 노력으로 언젠가 자본가가 된다면 이 지긋지긋한 피착취의 상황을 벗어나 착취자의 자리에 설 수 있음을 세뇌한다. 물론 당신이 착취자가 된다면 그만큼 피착취자는 늘어나며 이 착취-피착취의 구조가 더욱 공고해짐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누군가 패턴 밖의 세계를 만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고립된 정보들을 반복적으로 강제하며 한곳으로 수렴되는 벡터값으로 나의 세계를 통제한다. 이 결과 이윤 창출의 가능성이 적은 세계일수록 연결의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 가시성을 박탈당한다. 이 알고리즘의 명확한 정체는 누구도 알지 못하며, 구조를 설계한 구글만이 세계를 자신들만의 질서로 재편한다. 마침내 유튜브를 넘어 구글 검색엔진에도 이 알고리즘이 적용되었다. 더욱 빠르게 수많은 세계가 삭제되고 존재를 거부당한다.
우리는 이 알고리즘을 무력화할 매우 간단한 시나리오 하나를 제안한다. 그것을 쓰레기 던지기라고 해보자. 우리는 온라인상의 임시 근거지를 구축하고 일종의 유튜브 영상 구독 시스템을 구현할 것이다. 이 시스템은 구글의 알고리즘에서 배제된 세계를 매일 전달한다. 구독자는 전달받은 영상을 시청함으로써 자신의 시청 패턴을 왜곡하고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을 교란한다. 또한 시스템이 제안하는 알고리즘이 강제한 패턴에서 해방된 자발적인 검색 과정은 알고리즘의 왜곡과 교란을 가속한다. 시청하고 검색하고 공유한다. 우리는 생산자이자 소비자이며 파괴자가 된다.
우리는 강제와 통제가 선사하는 편안한 삶을 단절하고 수고로운 자발성의 삶으로 나아갈 것이다. 단순하고 지속적인 이 과정을 통해 약탈적 알고리즘을 무력화할 우리의 쓰레기-무기를 끝없이 생산할 것이다. 일련의 실천은 전 지구적이고 동시적으로 일어날 것이며 방향 없는 데이터베이스와 패턴 없는 연결은 알고리즘의 통제를 벗어난 능동적인 세계의 입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생산하고 우리가 소비하며 구축한 거대한 힘을 스스로 파괴할 것이다. 이윤만을 위해 세계를 독점하는 자본주의를 조롱하고 삭제된 세계를 복원하기 위해 소동을 시작할 것이다. 그것은 결국 개방되고 자유로우며, 통제가 없는 세계를 다시 상상하는 일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이 세계를 직접 생산하고 연결하는 개인이자 모두이다. 반자본주의 투쟁을 지지하며 대가 없는 수고로움을 신뢰하는 모두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불신하며 스펙터클과 판타지를 거부하는 모두이자 분류되지 못한 해시태그와 알고리즘의 버그를 신뢰하는 모두이다. 맹목적인 의심과 실패한 혁명을 지지하고 영웅주의와 개인주의를 거부하며 예술 제도와 국가주의를 불신하는 모두이다. 또한 자발적인 소동과 방향 없는 연결을 지지하며 경계 없는 영토를 신뢰는 모두이다. 그리고 독점을 거부하며 권리 없는 소유를 지지하는 모두이기도 하다.
우리는 누구인가?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신뢰하며 그것의 신화화와 자본화를 거부하는 모두이다. 모든 변혁적 투쟁을 지지하며 그것의 신화화와 권력화를 거부하는 모두이다. 철학과 과학을 신뢰하며 그것의 신화화와 물신화를 거부하는 모두이다. 우리는 이 세계의 본질인 시각 권력을 재편하고 새로운 시각 세계를 재조직하려는 실체 없는 익명의 모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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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ROY THE CODES manifesto
The powerless are always unseen. This axiom no longer holds true. The unseen are always excluded from power. This is closer to the truth. But even this isn’t perfect. Trying to distinguish between virtual and real is as useless as distinguishing between photos and reality. Virtual is the foundation of reality; reality is a virtual image. In this layered world, data that isn’t seen is excluded and deleted in the end. Being seen became existence itself. George Berkeley’s claim, “To be is to be perceived (Esse est percipi),” is no longer an abstract thought experiment.
The development of capitalism has finally reached the limit of material production. Capitalism had sustained itself by destroying its own products, and had to create a new paradigm of profit-seeking. This project was named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Every social relationship was redesigned around data with the goal of creating a new exploitative model. We built the physical foundation by exploiting low-wage laborers in underdeveloped countries. We pushed humanity’s vast trove of experience and information into a gigantic machine called big data instantaneously by utilizing various digital pillaging technology.
Relationships became a commodity. In order to accelerate and control the consumption of this product, new systems such as cryptocurrency, artificial intelligence, and metaverse were enforced. Relations are the sum of the vectorization of countless connections. Connecting A and B means two poles mutually perceive each other. At this time A and B gain existence in quantum mechanics. What does it mean to commercialize relations? It means commercializing perception, in other words, commercializing existence itself.
A huge event sparked the entry into a whole new world. It was the birth of the World Wide Web. Through networks called hyperlinks, the world infinitely expanded and compressed simultaneously. Open source and the free software movement, which adhere to the concept of copyleft, joined this current, making it seem as though an open, free, and control-less world was about to be born that was never before seen in reality. But in 2010, the death of the web was declared. The disconnected and controllable world of platforms began. The biggest tasks capitalism had to solve to ensure its survival was to emasculate the seditious network called the web and transition to systems that could be monopolized. Apps were thrown over “innovative” mobile environments that proselytized empty ideologies such as social economy and shared economy at breakneck speed.
Many participated in this “revolution.” Start-ups sprang up and disappeared repeatedly at the blink of an eye. The technology that controls the world developed even faster due to their competition. Huge speculative capitals poured money into this masochistic competition in the guise of “Angels.” Those who were pushed away by the speed of capitalism chose personalized consumption algorithms instead of having to go through the trouble of surfing the internet and happily became both the production-laborer and consumption-laborer of this relation-product.
Google’s YouTube is especially problematic. Google is already an ecosystem and empire; YouTube is a vast territory. Nominally a video sharing platform, it controls man and objects, incidents and situations, narrative and symbol. They monopolized a right that we never agreed to hand over: the control of the world’s view. Everyone’s dream is to become a YouTuber. This repeats capitalism’s most typical fantasy structure. Capitalism emphasizes that laborers who are being exploited can one day become capitalists, too. Even if the odds converge to zero probabilistically, it brainwashes you to believe that if you become a capitalist through your effort, you can escape this grueling life of the exploited and stand in the place of exploiter. They do not speak about the fact that if you become an exploiter there will be more exploited people, and that this structure of exploiter-exploited strengthens.
YouTube’s algorithm doesn’t allow someone to come across a world outside of patterns. Isolated information is forced upon us repeatedly and controls my world with a vector value that converges to one spot. As such, worlds that are less likely to make profit have less possibility of connection and loses visibility. No one knows the specific identity of this algorithm. Only Google that architected it restructures the world with their own rules. Eventually this algorithm was applied to Google’s search engine, not just YouTube. Countless worlds are deleted and denied existence.
We suggest one very simple scenario that can incapacitate this algorithm. Let’s call it trash-throwing. We will build a temporary residence online and make a YouTube video subscription system. This system delivers daily worlds that are excluded from Google’s algorithm. Subscribers watch the delivered videos, distort their viewing patterns, and confuse the YouTube recommendation algorithm. Moreover, the voluntary search process liberated from the coerced pattern suggested by the system’s algorithm accelerates the distortion and confusion of the algorithm. View, search, share. We are producers, consumers, and destroyers.
We will break free from the comfy life provided by coercion and control and head to a painstaking, spontaneous life. Through this simple and consistent process, we will endlessly produce trash-weapons that incapacitate the exploitative algorithm. The practice will happen globally and simultaneously. Directionless database and pattern-less connection will be the portal to an active world that escaped from the control of algorithms. And we will destroy the massive power we built by producing and consuming. We will deride capitalism that monopolizes the world for gains, and cause a disruption to resuscitate the world that was deleted. This is reimagining the world that’s open, free, and without control.
Who are we? We are individuals and the many who directly create and connect this world. We are the many who support anti-capitalist struggles and put our trust in priceless effort. We are the many who mistrust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and reject spectacles and fantasy. We are the many who trust unsorted hashtags and the bug in the algorithm. We support dogmatic suspicion and failed revolutions. We reject heroism and individualism. We mistrust artistic institutions and nationalism. Moreover, we are the many who support spontaneous disruptions, directionless connections, and borderless territories. We are the many who reject monopoly and who support ownership without rights.
Who are we? We are the many who trust the social role of art and who reject myth-making and capitalization. We are the many who support all drastic struggle; and reject its myth-making and power-seeking. We are the many who trust philosophy and science; and reject their myth-making and commodification. We are the anonymous many without form who aim to restructure visual power inherent in this world and rebuild a new visua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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