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theque(KOFA) Compilation Documentary Special
(2022)
장소: 시네마테크KOFA 1관
상영작: 멜팅 아이스크림
아카이브 푸티지를 활용해 제작된 '컴필레이션 다큐멘터리' 근작 4편 상영을 선보인다.
먼저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한편 아카이브 푸티지를 활용해 지속적인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우크라이나 감독 세르게이 로즈니챠가 지난해 발표한 <바비야르 콘텍스트>는 독일 점령기 시절의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의 일상을, 바비야르 학살 사건(1941)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이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세르게이 로즈니차 감독은 러시아와 독일, 우크라이나의 다양한 공적 아카이브와 사적 아카이브를 두루 활용하였다. 특히 독일 점령기 우크라이나에 카메라를 들고 들어왔던 많은 독일 장교들과 사병들이 촬영한 사적이고 일상적인 푸티지들은 너무도 생생해서 오히려 전쟁의 참혹함을 배가시킨다.
한국에서 지난해 전시 및 영화제 등지를 통해 공개된 바 있는 <멜팅 아이스크림>은 보관창고가 수해를 당해 망가진 사진 필름에 대한 복원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지금은 서비스되지 않고 있는 진보넷 ‘미디어 참세상’의 아카이브 영상들을 가져와 내러티브를 발전시켰다. 아카이브 영상들은 열화된 화질과 두드러지는 픽셀로 모습을 드러내지만 신자유주의가 가속화되던 시기 비정규직 투쟁현장의 절박함과 절망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데이 쉘 낫 그로우 올드>는 아카이브 푸티지를 복원해서 활용할 뿐만 아니라, 푸티지에 대한 ‘적극적인 가공’을 하며 아카이브 활용 다큐멘터리의 신기원을 연 작품이다. 피터 잭슨이 2018년에 1차 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으로 영국 제국전쟁박물관의 아카이브를 활용해 작업한 작품이다. 피터 잭슨은 최근에 <비틀즈: 겟 백>(2021)에서 또 다시 아카이브 푸티지를 활용한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그 시대를 생생한 질감으로 되돌려놓은 바 있다.
마지막으로 <제인>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아카이브가 보관하고 있던 미공개 촬영분을 바탕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이다. 1960년대의 제인 구달을 찍은 이 영상들은 분실된 것으로 여겨졌으나 2014년 기적적으로 발견되었다. 복원된 16mm 영상들 속에 담긴 아프리카의 대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필립 글래스의 음악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 매체에서의 아카이브의 활용이 단지 해묵은 과거를 꺼내는 행위가 아니라 우리가 역사를 경험하고 세계를 바라보는 감각을 보완하고 보충해주며 때로는 전복시킨다는 차원에서, 이번 상영작들은 충분한 의미를 띌 것이다.
ㅇ관객과의 대화
<멜팅 아이스크림> 관객과의 대화
일시: 2022년 4월 26일(화) 19:00 <멜팅 아이스크림> 상영 이후
참석자: 홍진훤 감독, 유운성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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