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jured biker
(2021)
누군가의 안전은 누군가의 위험을 담보로 성립한다. 이곳의 삶은 저곳의 죽음을 딛고 서 있다. 모두가 알지만 애써 묻어둔 이 사실은 거대한 재난이 들이닥칠 때마다 스멀스멀 땅 위로 기어 나온다. 뉴스에서는 배달 노동자들의 죽음이 이어진다는 소식과 코로나 이후 '언택트'의 판타지가 뒤섞인다. 성공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는 '선진적인 시민의식'이나 'K-방역' 따위의 자위로 포장되지만, 누군가의 '언택트'를 위해 위험의 '컨택트'는 연신 약한 자들의 삶으로만 흘러내려 간다. 그것도 '4차 산업혁명'이나 '플랫폼 노동' 따위의 미끄덩거리는 단어들 뒤에 숨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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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뷰를 통해 미심쩍은 풍경 하나를 만났다. 다음날 밤 좌표를 따라간 곳에는 모니터로 본 그대로의 네모반듯한 벽돌 건물이 서 있었고 배달이 한창인 오토바이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다. 그 분주함은 밤새 끊이지 않았고 새벽 기도회가 끝난 교회의 십자가 네온사인이 꺼질 때쯤에서야 건물의 불이 꺼졌다. 그리고 아파트의 불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두 개의 세계가 서로를 알지 못한 채 기묘하게 연결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