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팅 아이스크림
melting icecream
(2021)

2021. 6. 11-7. 3

시각 디자인: 신신
공간 조성: 새로움아이
리플렛 번역: 이상미
협력: 박수지, 이민지
전경 촬영: 박기덕

주최: d/p
주관: 새서울기획, 소환사
후원: 우리들의 낙원상가, 서울문화재단, 한국메세나협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graphic design: Shin Shin
space construction: Saeroum i
leaflet translation: Sangmi Rhee
support: Minji Lee, Suzy Park
installation view: Kideok Park

hosted by d/p
organized by saeseoul society, sohwansa
sponsored by Nakwonmusic,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Seoul, Korea Mecenat Association, Arts Council Korea

이번 개인전의 제목이기도 한 60분 분량의 영상 작품 <melting icecream>은 수해를 입은 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던 80년대 후반 민주화운동 당시의 사진을 복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수해필름은 무렵의 사진 기록집단에서 촬영한 것들이다. 당시 주된 배포 자료로 사용되었고, 따로 모아두었던 A컷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복원한 이미지들은 대체로 B컷이거나, 동아리 MT 사진 등 사적인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홍진훤은 사진을 복원하는 과정과 함께 당시 사진을 찍었던 민족사진연구회, 사회사진연구소, 사진통신 회원들의 말을 함께 기록했다.

그리고 이 과정 사이에 2002년부터 2008년까지의 투쟁 장면과 시위 장면을 곳곳에 삽입했다. 무려 1000여개가 넘는 시위 푸티지 영상들을 모두 살펴보고, 그중 비정규직 투쟁과 이주노동자 투쟁, 파견/하청 노동자 투쟁들만 선별했다. 모든 푸티지는 “미디어 참세상”에 게시되어 있던 것들이지만,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푸티지이기도 하다. 홍진훤은 다큐멘터리적 어법을 사용하면서도, 미술과 미술이 아닌 것의 경계에 서서 과거의 세계를 지금, 여기로 곧장 소환한다. 그리고는 결코 끝날 수 없는 투쟁을 섣불리 종료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는다.

전시장의 한켠에서 블라디보스토크 혁명광장부터 한국의 한 아파트 단지에 있는 공룡 조각까지, 홍진훤이 발견한 ‘녹아내린’ 현실이 담긴 사진을 마주할 수 있다. 그가 20대 초반부터 줄곧 다녀온 ‘현장’에 대한 기억과 잔상이 담긴 노트는 이번 전시 《melting icecream》이 있기까지, 그의 고민과 관점을 엿볼 수 있는 담담하고 소박한 회고다.